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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주관적인 

     

     

     

     

     

    1. 안녕하세요. 잘 지내요?

     

     

    네, 좀 게으르긴 한데 침대에 누워 오리 인형을 쓰다 듬는 것 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느끼며 지내고 있습니다. 사실 2025년이 여태껏 살아온 시간들 중 가장 행복해요. 과거로 절대 돌아가고 싶지 않을 만큼요.

     

     

     

    2. 책을 얼마나 자주 읽나요.

     

    책을 규칙적으로 안 읽은지 꽤 돼서 모르겠어요.

    그래도 최근 2~3년을 생각해보면 1년에 못해도 10권은 읽은 듯 합니다.

    이제 한 달에 4권은 읽도록 노력하려고요.

     

     

     

    3. 책을 가장 많이 읽었던 시기는 언제인가요.

     

    중학생 시절입니다. 그때부터 두꺼운 책 읽기에 재미를 붙여서 많이 읽었어요.

    소설만 찾아서 읽었죠. 성인이 되고 나서는 인생에 너무 치여서 책 읽기가 오히려 힘들더라고요. 중학생 시절이 큰 걱정 없이 가장 즐겁게 책을 읽은 시기 같아요.

    ㅇㅇㅇㅇㅇ

     

     

     

    4. 여태껏 총 몇 권의 책을 읽었나요.

     

    진짜 모르겠어요. 기록해두지 않아서 아마 기억을 다 못할거예요.

    앞으로는 기록해두려고 합니다.

     

    5. 왜 책을 읽죠?

     

    작가가 오랜 시간 공들여 고민한 정수가 책에 담겨 있어서 읽습니다. 책은 어떤 매체보다도 정확하고 깊은 매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제가 언어를 좋아해서 더 찾는 이유도 있겠네요. 언어를 정확하고 유려하게 사용하는 모습을 계속해서 보고 저도 발전하고 싶어요.

     

    6. 책을 주로 어디서 읽나요.

    여기저기서 읽기 때문에 주로 읽는 장소는 딱히 없는 것 같아요.

    집, 카페, 대중교통, 비행기 안, 사무실, 도서관, 서점 등에서 읽습니다.

    가끔 줄 서면서 읽기도 해요.

     

    7. 한 번 손댄 책은 끝까지 다 읽는 편인가요?

     

    네. 제가 지적 욕구랑 오기가 강해서 재미 없어도 끝까지 읽으려고 하는 편이에요.

    유일하게 초중반까지 갔지만 못 읽고 포기한 책이 어톤먼트 였어요. 제 기준으로는 쓸데 없는 묘사가 너무 많아서 읽기 힘들었습니다. 보통 너무 안 맞는 책들은 몇 장 읽어보고 덮는데, 어톤먼트는 초중반까지 버텼지만 그 이상으로는 읽을 수가 없어서 포기했어요.

     

     

     

    8. 독서 습관이 뭐예요.

     

    언젠가부터 좋은 문장을 발견하면 집착적으로 어딘가에 적어두려고 해요.

    그리고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사전에 검색해본 후에 다음 문장으로 넘어가는 습관이 있습니다.

     

     

     

     

     

    9. 싫어하는 책이 있나요. 그렇다면 그 책이 어떤 이유로 싫죠?

     

    성공학 포르노를 팔기 위한 각종 자기계발서들 싫습니다. 그건 실용적인 정보 서적도 못되고, 사람을 조급하고 어지럽게만 만든다고 생각해요. 아프니까 청춘이다 같은 류들.

     

    번역의 질이 낮은 외국 서적도 싫어합니다. 책 내용을 이해하기도 전에 문장 하나하나와 씨름을 해야 돼서 골치 아파서 못 읽어요. 알랭 드 보통의 뉴스의 시대 같은 거.

     

    전문가도 작가도 아니면서 마구잡이로 책을 찍어내는 인플루언서들의 나무야 미안해도 싫어합니다. 윤루카스의 차가운 자본주의 같은 거. 그리고 감성 팔이 에세이들.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계속 누워만 있으면 어쩌자는건지 모르겠는 책들
    이러다가 살인해도 괜찮아 까지 나오겠다

     

    10. 싫어하는 작가가 있다면 누구죠.

     

    유치한 만화가들 싫어합니다. (만화를 싫어하는 게 아니라, 유치한 내용을 그려내는 만화가들이 싫은거예요)

     

    그리고 요새 특히 많이 보이는, 아무 전문성도 개성도 글 실력도 없으면서 헛소리 써놓고 '저도 이제 책을 출간한 작가입니다' 라며 되도 않는 퍼스널브랜딩을 시도하는 인플루언서들도 싫어해요. 애초에 저는 작가라고 쳐주지도 않지만.

     

    11. 읽으면서 울었던 책이 있나요.

     

    딱 두 권이 생각나네요. 첫번째는 이경혜의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12살에 읽은 청소년 문학이었는데, 절친이 오토바이 사고로 죽고 나서 절친의 죽음을 극복해가는 주인공의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이 절친을 추억할 때마다 슬펐어요.

     

     

     

    두번째는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 입니다. 주인공이 후반부에 드디어 엄마를 발견했을 때, 엄마는 시장 바닥에서 피골이 상접한 모습으로 발견됩니다. 결국 죽죠. 눈물이 팡 터진 부분이 엄마가 길에서 주운 파란색 슬리퍼를 신고 다녔는데, 그 슬리퍼가 발등을 파고 든 채로 있었다는 부분이었어요. 슬리퍼가 발등을 파고들어 피가 나고 상처가 덧난 고통도 너무 아플 것 같았고, 그 상태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한채 시장 바닥에 정신 나간 노숙자처럼 표류해있던 엄마가 가슴 아팠습니다.

     

    읽고 나서도 한동안 여운에 빠져 슬픈 기분을 지울 수가 없었던 책들
     
     

     

    12. 처음 읽고 놀란 작가가 있다면 누구죠.

     

    당연히 하지은 작가입니다. 저에게 환상 문학이라는 장르를 처음으로 알려준 작가고, 저의 첫 판타지 소설 입문작을 쓰신 분이기도 해요. 저는 연예인 덕질을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인데, 제가 유일하게 가입한 팬카페가 하지은 작가님 팬카페입니다.

     

    차갑게 단련한 금속처럼 단단하고, 눈꽃 처럼 아름다운 문체에 빠져들었습니다. 하나같이 개성 있고 매력적인 인물들과 그 차가운 단단함 속에서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숨겨놓은 감정이 사람을 멈추고 스며들게 합니다.

     

    한국 2세대 환상 문학의 마에스트로 하지은. 2008년 장편소설 『얼음나무 숲』으로 데뷔하며 독자들에게 작가의 이름을 명징하게 각인시켰다. 작가 세계를 관통하는 예술적 미학과 몽환적인 분위기를 함축하고 있는 소설로 단연 손꼽히고 있다.

     

     

    13. 두고두고 여러번 읽은 책이 있다면 어떤 책이죠.

     

     

    두 권이 떠오르네요. 첫번째는 구병모의 '위저드 베이커리' 입니다. 구병모 작가의 깊은 곳을 꾹 눌러주는 가라 앉은 텐션의 문체를 좋아합니다. 그리고 가정, 학교 모든 곳에서 소외받은 십대 주인공이 자신을 받아주는 위저드 베이커리를 만나 성장해간다는 스토리가 언제 읽어도 저에게 위안을 줘요. 여러 인물들이 각자의 욕망을 위해서 선을 넘는 어두움도 좋고, 시크하면서 다정한 점장님 캐릭터가 매력적인 건 말할 것도 없고요.

     

     

     

    두번째는 샤오루 궈의 '연인들을 위한 외국어 사전' 입니다. 24살 중국인 아가씨가 부모님의 성화에 못 이겨 영국으로 어학연수를 가는 게 이 책의 시작입니다. 그녀는 영어 실력을 늘리기 위해 영국에 있는 동안 영어 일기를 써요. 이 책은 대단한 게, 중국인 작가가 영어로 쓴 소설인데, 일부러 서투른 영어로 시작해 점차 유려한 영어로 바뀌기 때문에 샤오루 궈 작가의 언어 능력에 감탄이 나옵니다. 덤덤하게 축축하고 깊은 숲 속을 걷는 듯한 문체도 좋고요. 그리고 자유자재로 구사한 영어를 한국어로 완벽하게 전달한 변용란 번역가의 실력도 감탄을 자아냅니다. 읽을 때마다 때로는 쓸쓸하고 때로는 어린 고사리 잎처럼 부드러운 성장담이 세련된 위안과 재미를 줍니다.

     

    이미 절판된 책이라서 중고로 구해서 책장에 꽂아두었고, 이 책은 원서로도 꼭 읽어봐야 한다는 생각에 원서도 옆에 같이 있어요.

     

     

    14. 꼭 읽고 싶은 책이 있나요?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을 꼭 읽고 싶어요. 저는 어릴 때부터 제가 한국 사회에서 마이너라는 걸 느끼며 살았고, 최근에 알베르 카뮈가 노벨 문학상 수상 소감으로 '그 예술가는 자신을 사회로부터 분리시킬 수는 없습니다.' 라는 말을 한 영상을 봤는데 스스로를 이방인이라고 느낀 예술가가 왜 자신을 사회로부터 분리시킬 수는 없다는 말을 했는지 매우 알고 싶어졌거든요.

     

    저도 어쩌다 보니 예술 계통에 종사하고 있는데, 저는 그동안 저와 사회를 분리시키는 작업들을 주로 해왔어요. 그래서 카뮈의 책이 저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꼭 읽고 싶습니다.

     

    그리고 한 권만 더 뽑자면 시몬느 드 보부아르의 '제2의 성'도 꼭 읽고 싶어요. 제가 여자로 태어난 이상 (그것도 특이한 여자, 사회가 말하는 여성스럽지 않은 여자로) 읽을 수 밖에 없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15. 전권을 다 읽은 작가가 있나요? 찾아 읽는 작가가 있다면?

     

     

    하지은 작가 말고는 없네요. 사실 다도 아니고 전체 작품 중에서 아직 3개를 못 읽었어요. 소장은 하고 있지만요. 올해 안에 다 읽어야죠. 그나마 전권에 비슷한 건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를 읽었는데, 셜록 홈즈와 모리어티의 폭포 대결 이후에 나온 책은 안 읽었네요.

     

    찾아 읽는 작가라면, 탐사 저널리스트인 바버라 에런라이크, 사회학자인 오찬호 이 두 명의 책은 찾아서 읽습니다. 저의 가치관을 180도 뒤바꿔준 작가들이기 때문이죠.

    바버라 에런라이크는 2022년 81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그녀의 글은 영원히 건강한 의식과 투쟁을 불러일으킬 거다.

     

     

    16. 기대 없이 우연히 읽게 됐는데 좋았던 책이 있다면 뭔가요.

     

    이순자 유고집 '예순 살, 나는 또 깨꽃이 되어' 입니다. 이 책의 존재를 알게 된 건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좋은 에세이를 소개한다는 게시글을 우연히 보게 되어서였는데요, '실버 취준생 분투기'라는 에세이 였습니다.

     

    별 기대 없이 읽었는데 읽으면서 눈물이 나더라고요. 평생 동안 글을 쓰고 싶어한 사람이 예순이 넘어서 쓰고 세상에 공개한 첫 글인데 아프도록 눅진하게 짓무른 삶의 상처가 맑은 향기로 피어오르는 글이었습니다. 그 어떤 작가들보다 압도적인 필력이라고 느꼈어요.

     

    삶의 폭력과 장애물이 되는 나이를 강단 있게 뛰어넘어 꽃향기로 피워낸 그녀의 글은 독자에게 눈물과 아름다움과 용기를 줍니다.

    [2021 매일 시니어문학상 수상작] 논픽션 부문 '실버 취준생 분투기' - 이순자

    이순자이글은 내가 62세에서 65세까지 겪은 취업 분투기다.퇴근 시간이 가까운 취업창구는 한산했다. 담당자에게 이력서를 내밀자 이력서를 훑던 담당자 입꼬리에 묘한 비틀림이 스쳤다....

     

     

     

    17. 최근에 읽은 책 중에 실망스러웠던 책은?

     

    친구랑 우연히 가게 된 어린이 도서관에서 읽은 크리스마스 동화책이요.

    표지 일러스트에 끌려서 읽어 봤는데 내용이 참신하지도 재밌지도 아름답지도 않았어요. 별로라서 그런지 제목을 까먹었네요.

     

    18. 자기 계발서 좋아해요?

     

    싫어해요. 십대 때는 뭣 모르고 읽으면 도움이 되겠다 싶어서 몇 권 읽었는데, 결국 끝에 남는 건 잘못된 방향의 채찍질이더라고요. 자기 계발서는 앞으로 죽을 때까지 읽을 생각 없습니다.

     

    19. 기억에 남는 책 선물이 있나요?

     

    여러 권이 떠오르네요.

     

    단골 카페 아저씨가 주신, 함석헌의 '뜻으로 본 한국 역사'

    전 직장 왕감독님이 주신, 다니엘 아루혼의 '영화 언어의 문법'

    두 권 다 아빠 뻘의 지인 분들이 주신거고 저보고 이 책으로 공부하라고 주셔서 그런지 기억에 남아요. 책 자체가 너무 좋았다기 보다는, 두 분이 저를 진심으로 아끼고 있다는 게 느껴져서 그런 것 같네요.

     

    그 다음으로는 전 직장 선배 감독님이 공동 저자로 참여한 '취향 아카이빙' 입니다. 독립 출판물이고, 감독님이 활동하던 아카이브 모임에서 출간한 책이에요. 책에 제 인터뷰가 들어가 있고 감독님이 덕분에 책을 쓸 수 있었다고 하셔서 기억에 남습니다.

     

    그리고 엄마가 어렸을 적 사준 수많은 그림 동화책과 멋진 일러스트가 곳곳에 그려진 서양 고전 문학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20. 어린 시절을 떠오르게 하는 책이 있나요?

     

    로버트 루이슨 스티븐스의 '보물섬' 입니다. 11살 때 엄마가 사줬는데요, 저는 그때까지 두꺼운 책은 거들떠 보지도 않았던 아이였어요. 별로 읽고 싶지 않았는데 엄마가 얼마나 재밌는데 읽어보라고 반쯤 강요를 해서 별 수 없이 책을 펼쳤죠. 오... 그런데, 내용이 아주 흥미진진 했고 단숨에 책을 다 읽고나니 내가 이렇게 두꺼운 책을 읽었다니! 대단하다! 라는 고양감도 들었습니다.

     

    보물섬을 읽은 것이 계기가 되어 저는 독서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자랄 수 있었어요. 그래서 보물섬을 생각하면 11살 겨울, 할머니의 안방에서 티비도 보지 않고 책을 읽던 제가 떠오르고 독서를 좋아하는 사람이 될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마음이 듭니다.

     

    성인이 된 지금 생각해보면, 청소년 용이라서 그렇게 두껍지는 않았지만 11살의 나에게는  읽어본 적 없는 두꺼운 책이었다.

     

     

    21. 다른 사람의 책 취향을 존중하는 편인가요?

     

    책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영역에서 저는 저와 너무 다른 타인을 취좆합니다.

    책으로 한정해서 얘기해보자면, 라노벨, 자기계발서, 감성 에세이처럼 나무야 미안해 류를 읽는 사람들을 취좆합니다. 아 인터넷 소설... 요즘의 작품성이 괜찮은 웹소설 말고, 귀여니 시절의 갬성있잖아요. 혹은 할리퀸 갬성. 그놈은 멋있었다, 트와일라잇,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이런 망상 가득한 소설 좋아하는 사람들도 취좆합니다. 로맨스든 판타지든 무협이든 장르 상관 없이 망상 가득한 인소 싫어해요.

     

    (트와일라잇은 한국판 번역가-또 변용란 번역가-의 눈부신 창조 수준의 번역 때문에, 번역가의 재능을 보기 위해서 읽는다면 읽을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야기 자체가 좋아서 읽는다...? 취좆입니다.)

     

    화이트 울트라 티쓰가 새하얗고 완벽한 치열로 바뀌는 마법

     

     

    22. 종이책과 전자책 중 무엇을 더 선호하시나요.

     

    종이책은 직접 만지고 넘기면서 읽을 수 있고, 아날로그가 주는 템포가 좋고, 소장하고 있다는 감각 때문에 좋아하고요. (그리고 질리면 중고로 팔수도 있고요)

    전자책은 어디서든 핸드폰만 있으면 간편하게 읽을 수 있다는 점, 종이책에 비해 저렴하다는 점, 물리적으로 공간을 차지 하지 않는 다는 점 때문에 좋아합니다.

     

    뭐를 더 선호하는지는 모르겠어요. 그냥 책이라면 좋아하는 것 같아서요. 요즘 이북리더기를 갖고 싶기는 합니다. (아, 만화책은 전자책을 더 선호합니다. 만화책은 권수가 너무 많아서...ㅎ)

     

     

     

    내 전자책 책장에 있는 만화책, 러브 콤플렉스. 사실 종이책으로 소장하고 싶어도 오래된 만화라서 중고로도 구하기 힘들다.

     

     

    23. 출간되었으면 하는 책의 내용이 있나요?

     

    실질적으로 마법을 구사할 수 있는 마법책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저는 과학도 좋아하지만 동시에 흔히 비과학적이라고 비난 받는, 점성학, 신비학 등도 좋아하거든요. 가능하다면 마녀가 되고 싶기도 합니다. 이런 마음으로 구매한 책이 줄리엣 디아즈의 '불타버린 마녀의 수첩' 인데요, 이 책이 말하는 마녀가 되기 위해서는 수시로 명상을 하고 자연을 차분히 느껴야 하기 때문에 저에게는 난이도가 높더라고요. 다른 방법을 알려주는 마법책이 나오면 좋겠습니다. (사탄 숭배, 인신 공양 이런 건 안됨)

     

    건강하고 아름다운 마녀가 되고 싶다면 한 번 읽어보자. 이 책에 저주 하는 방법 따위는 없다.

     

     

    24. 사람들이 잘 모르는데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책이 있나요?

     

    흠, 애초에 사람들이 잘 모르는 책을 제가 알고 있을 경우가 별로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도 저는 베스트 셀러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으로서 한 권 추천해보자면, 오찬호의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를 추천합니다.

     

    제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준, 저에게 있어서는 기적의 폭포 같은 책이랄까요.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사회학 서적이기도 하면서 시원하고 명확한 비판 의식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책입니다.

     

    학벌 사회라는 강화 유리로 덮인 한국을 짱돌로 시원하게 깨버리는 사회학 책.

     

    25. 마음에 안 드는 등장인물이 있나요?

     

    고등학생 때 도서관에 갔다가 심심풀이로 휘리릭 읽은 책이었는데, 일본의 중년 여성 작가가 쓴 로맨스 소설이었는데요 책이 유치하달까 자신만의 멋에 취해있달까... 하여튼 별로입니다. 제목도 기억 안 나요.

     

    거기 나오는 50대 남자가 싫었습니다. 유부남에 바람을 피우고 있으면서 수려한 외모와 점잖은 성격 그리고 돈을 잘 버는 직업을 가졌다는 이유로 음흉하게 거짓말을 하면서 우아한 생활을 유지하는 인물이거든요. 태도가 느끼하고 도덕적으로 타락한 주제에 죄책감 없이 여유롭게 타인을 대하는 게 꼴보기 싫었어요.

     

     

     

    26. 매력을 느낀 등장인물은?

     

     

     

     

    '위저드 베이커리'의 점장님. 마법사에 시크하고 냉정한 태도를 유지하지만 사실은 다정한 성격이라는 게 갭모에를 유발합니다. 제가 현실에서 점장님을 만난다면 90% 이상의 확률로 짝사랑 하지 않을까 싶은 정도였어요.

     

    '보이드씨의 기묘한 저택'의 루이제. 인간 소녀의 시체에 톱밥을 채워넣고 박제 한 후 마법으로 소생시킨 소녀입니다. 인간이 아니라서 웃을수도 울 수도 없지만, 인간의 마음을 배워가는 인물이죠. 루이제의 가장 큰 매력은 사람의 폐부를 찌르는 말을 한다는 거예요. 그 말은 차가운 손으로 가슴 한 가운데를 어루만지는 느낌이 듭니다.

     

    '카사네'의 카사네. 저주 받은 듯 추악한 외모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미친듯한 연기 재능을 지닌 여자입니다. 한 마을을 집어삼킬 만큼 거대한 불처럼 타오르는 자신의 욕망을 위해서 잔혹한 운명에 뛰어드는 인물이죠. 그녀는 죄를 범하고 번민하고 각성하고 괴로워하면서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갑니다. 가여운 소녀, 인간을 홀리는 마성의 여자, 눈부신 빛을 쫓는 예술가, 죄를 범하는 악인... 여러가지 자아가 발현되는 모습이 매력적입니다.

     

     

     

    27. 참여하는 독서 모임이 있나요? 없다면 독서 모임에 참여하고 싶은 생각이 있나요?

     

    8년 전에 독서 모임을 했었고 즐거웠던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저는 독서 후에 그 책에 대한 사람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는 걸 좋아하는데요, 일상에서는 깊이 있는 독서 대화를 할 수 있는 사람을 찾기가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올해 독서 모임에 참여해서 스스로를 성장시킬 기회를 찾고자 합니다.

     

     

    28. 책을 고르는 나만의 기준이 있나요?

     

    저는 11살부터 본격적으로 독서를 시작해서 고등학생 때부터 저에게 맞는 책을 잘 고르는 능력이 있었는데요, 제일 중요한 건 그 어떤 기준에도 얽매이지 않는 겁니다. 저는 저에게 필요한 책이라면 출간 년도, 저자의 이력 그 어떤 것도 상관 않고 책을 고릅니다. 유행에 휩쓸려서는 자신에게 맞는 책을 고를 수 없어요. 계기가 무엇이 됐든, 그 책이 끌린다면 무조건 읽어보는 게 방법이라면 방법이겠네요. 그렇게 읽은 책의 양이 많아지면 자연스레 좋은 책을 고르는 안목이 생기는 것 같아요.

     

     

     

    29. 좋아하는 서점 있어요? 기억에 남는 서점은요?

     

     

     

    역시 독립 서점들이 기억에 남네요. 정동진에 있는 이스트 씨네, 영월에 있는 인디문학 1호점, 도토리 서점 다람쥐 극장, 종로에 있는 사진책방 이라선이 기억에 남습니다.

     

    이스트 씨네는 서점 안에서 독립 영화 상영회도 열고 지역 주민들과 여러가지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서점 주인 부부도 예술가적 마인드가 있는 열려 있는 분들이시구요.

    인디문학 1호점은 책을 분류해둔 기준이 특이합니다. 분류 기준 중에 낭만도 있었고, 색깔 별로 진열을 해두기도 했습니다. 서점 주인이 작가이기도 해요. 도토리 서점 다람쥐 극장은 개성있고 세련된 인테리어와 1인용 극장을 가진 예술 공간입니다. 서점 주인은 애니메이터 출신의 예술가 입니다. 사진책방 이라선은 사진집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곳인데요 듣도 보도 못한 사진가들의 멋진 사진집들이 가득합니다.

     

    이스트씨네

     

     

     

     

     

     

     

     

     

     

     

     

     

    30. 문답한다고 수고했습니다. 이제 뭐할 거죠.

     

    잠을 자든지, 다른 문답을 더 작성해보든지 할 것 같네요.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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